토성
아마 우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토성의 모양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두 다 알 것이다. 우주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토성의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토성의 고리는 유명하고 많은 관심을 받았다. 토성은 우리가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행성이다. 18세기 말에 허셜이 망원경으로 천왕성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토성까지를 행성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토성의 고리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갈릴레오다. 망원경 성능이 좋지 않아 선명한 고리를 보지는 못하고, 고리의 양 끝을 보고 "토성의 양쪽에 귀 모양의 괴상한 물체가 붙어 있다"고 했다. 망원경을 개량하여 토성의 고리를 발견한 견 50년쯤 후인 네덜란드 천문학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에 의해서다. 그는 "토성은 황도 쪽으로 기운 납작하고 얇은 고리로 둘러싸여 있고, 그 고리는 어디에도 닿아 있지 않다."고 했다. 토성의 고리가 하나가 아닌 여러 개라는 사실은 조반니 카시니가 밝혀냈다. 1675년 망원경으로 고리 사이의 큰 틈을 찾아냈는데, 오늘날 카시니 틈이라 부른다. 그 벌어진 간격의 폭이 수천km라 틈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는 않지만 말이다. 수많은 얇은 고리로 이루어진 토성의 고리는 납작한 레코드판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판 한 장으로 보이는 고리지만, 실제로는 천 개 이상의 가는 고리들이 모여있다. 고리들은 적도 면에 자리 잡고 있고, 토성 표면에서 약 7만~14만km까지 뻗어있다. 토성의 고리는 아주 작은 알갱이부터 커다란 기차만 한 크기의 얼음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99.9%가 물이다. 지름이 무려 30만km에 달하는데, 이는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목성과 마찬가지로 가스행성인 토성은 6번째 행성이며, 목성 다음으로 크기가 크다. 지름이 12만km이고, 지구의 9.5배, 질량은 약 95배나 되는 크기를 자랑한다. 그런데 밀도는 밀보다 낮은 0.7로 태양계에서 가장 낮아, 토성을 물에 넣을 수 있다면 물 위에 둥둥 뜨게 될 것이다. 토성의 공전 속도는 지구의 약 3분의 1인 초속 9.9km이다. 공전주기는 29.6년이나 된다. 자전축이 26.7도 기울어진 채 공전을 하므로 지구처럼 계절도 있다. 자전주기는 10.7시간으로 빠른 속도로 돌고 있다. 그리고 지구에서 관찰하면 약 30년 주기로 고리의 모습이 바뀐다. 고리의 평면이 태양과 일치할 때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토성의 고리가 보이지 않게 된다. 이런 현상은 15년에 한 번씩 일어난다. 수소 분자가 가장 많은 토성의 대기는 목성과 비슷하다. 목성처럼 띠가 있지만, 목성보다 희미하고 소용돌이 수도 적다. 가끔 커다란 소용돌이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목성의 대적점과 비교하면 작은 것에 속한다. 토성은 현재까지 145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태양계에서 가장 많은 가족을 이루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위성은 타이탄으로 목성의 가니메데 다음으로 큰 위성이다. 1655년 하위헌스가 처음 발견한 타이탄은 다른 위성들과는 다르게 대기를 가지고 있다. 지구보다 1.5배나 진한 대기이며, 질소가 주성분으로 메탄도 섞여 있는 두터운 오렌지색 대기다. 이 대기가 타이탄을 둘러싸고 있어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는 없다. 위성의 크기는 지구의 반 정도로, 지름이 약 5,000km인데 이런 두꺼운 대기를 가진 것에 대한 의문이 가득했다. 이는 파이어니어 11호가 토성에 접근하며 의문점을 해결해 주었다. 1979년 파이어니어는 토성과 위성들의 사진을 찍으며 토성의 온도를 측정했다. 영하 180℃였다. 이렇게 차갑기에 대기를 붙잡아둘 수 있었다. 그리고 타이탄에는 액체로 된 메탄 바다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며 관심을 끌었다. 보이저 1호와 2호가 외부 태양계로 나가며 토성과 고리의 선명한 영상을 얻었고, 1997년 미국과 유럽이 공동 개발한 카시니-하위헌스호가 토성 탐사선의 대표주자다. 2004년 토성 주위를 공전하는 최초의 탐사선인 카사니는 토성 궤도에서 탐사를 시작했고, 2005년에는 하위헌스 탐사선이 타이탄 지표에 투하되었다. 카사니가 찍은 사진 중 토성의 북극에서 발견한 육각형 구름은 육각형으로 회전하는 구름으로, 이 영역은 지구의 두 배쯤 되고 그 안에서 제트류가 초속 100m로 회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우주의 가장 아름다운 미스터리로 평가받았다.
천왕성
윌리엄 허셜은 전직 오르간 연주자로 아마추어 천문가였다. 그가 1781년 손수 만든 망원경으로 태양계의 일곱번 째 행성인 천왕성을 발견했다. 맨눈이 아닌 망원경으로 발견된 최초의 행성이었다. 이 발견으로 태양계의 크기가 2배로 넓어졌다. 허셜이 발견한 천왕성은 태양으로부터 평균 거리는 28억 7,500만km이고, 지름은 5만 1천km로 지구보다 지름은 4배 부피는 63배 정도이다. 하지만 가스행성 중에서 가장 밀도가 작아서 질량은 약 14.5배이다. 중력은 지구의 0.89배이고, 밝기는 5.3등급으로 맨눈으로 겨우 보일 정도다. 천왕성의 공전주기는 84년으로 사람의 일생과 맞먹는다. 자전주기는 17시간이다. 천왕성은 망원경으로 보면 아름다운 청록색을 띠고 있다. 이는 천왕성의 대기는 메탄의 비율이 높아 태양 빛의 적색 파장을 흡수하고 청색과 녹색의 파장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왕성의 대기는 수소 83%, 헬륨 15%로, 이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천왕성의 가장 특이한 점은 자전축이 공전 궤도면에 대해 98도가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누워있는 것인데, 지구를 포함해 다른 행성들도 자전축이 기울어져 있지만 수직에 가깝다. 목성은 3도, 지구는 23도, 토성과 해왕성은 29도 정도다. 하지만 천왕성의 자전축은 수평 방향에 더 가깝다. 다른 행성들은 팽이처럼 자전하며 공전하는 데 반해 천왕성은 바퀴가 굴러가듯 자전하며 태양을 돌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천왕성의 밤낮은 자전에 따라 바뀌는 게 아니라 궤도 위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천왕성의 남극과 북극 중 한쪽이 태양을 향하면 다른 쪽은 밤이 계속된다. 이처럼 천왕성의 자전축이 심하게 기울어진 원인은 생성 초기에 다른 천체와의 충돌에 의한 것이 아닐지 추측하고 있다. 또한 천왕성에도 고리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탐사가 아닌 천왕성 뒤에 있는 별을 통해 알게 된 것인데, 1977년 천왕성이 그 별 앞으로 지날 때 자세히 관측하면서 발견되었다. 천왕성이 그 별을 가리기도 전에 별빛이 다섯 번 반짝이는 것이 관측됐고, 이는 천왕성 밖의 무언가가 별빛을 가리는 것이었다. 그게 바로 고리였다. 천왕성의 위성은 28개로 가장 큰 위성만 구 모양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작고 모양도 제각각이다. 천왕성의 가장 큰 위성은 티타이나의 지름은 1,578km로 달 지름의 절반도 안 된다. 천왕성에 접근한 탐사선은 나사의 보이저 2호가 유일하다. 1986년 보이저 2호는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2배 정도까지 천왕성에 접근하며 천왕성을 촬영했다.
해왕성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인 해왕성은 가스행성으로 지름이 4만 9천km로 네 번째로 크고, 질량으로는 세 번째이다. 해왕성의 질량은 지구의 17배로, 천왕성보다 약간 무겁다. 겉보기 등급은 약 8.0으로 맨눈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행성이다. 1791년 허셜이 발견한 천왕성의 이상한 움직임 때문에 해왕성 바깥에 있는 미지의 행성 존재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었다. 그러다 1843년 영국의 존 애덤스, 1845~1846년에는 프랑스 천문학자 위르뱅 르베리에가 각각 뉴턴의 중력 공식으로 궤도 계산을 한 결과 그 위치를 알아내게 되었다. 이런 데이터로 실제 천왕성을 찾아낸 사람은 1846년 베를 대학 천문대의 요한 갈레였다. 해왕성은 아름다운 짙은 푸른빛을 띠고 있다. 이는 대기 중 메탄이 붉은빛을 흡수하고 푸른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해왕성 역시 천왕성 대기와 비슷하며 80%는 수소, 19%가 헬륨, 나머지는 메탄, 에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왕성의 대기는 천왕성에서 볼 수 없는 대기의 회오리를 볼 수 있다. 이것을 대암점 또는 대흑점이라 부른다. 위성은 16개로 가장 큰 것은 트리톤으로 지름이 2,700km이며 달보다 조금 작고, 나머지는 모두 작은 위성들이다. 태양계 가장 끝에 위치한 해왕성을 처음으로 탐사한 우주선은 나사의 보이저 2호였다. 12년을 여행해서 해왕성 북극 상공 4,600km까지 접근한 후 5개의 고리를 발견했다. 그 후 2014년 나사의 명왕성 탐사선은 뉴호라이즌스가 해왕성 궤도를 지났다. 뉴호라이즌스는 해왕성의 근접 사진을 지구에 보내주었다. 해왕성의 자전주기는 16시간이며, 아직 해왕성이 태양을 공전해 같은 자리에 있는 모습을 관측한 사람은 없다. 해왕성의 공전주기가 165년이나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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