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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과학

암흑물질의 발견

by 이루지니 2024.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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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츠비키는 머리털자리에 있는 외부 은하단의 집단 운동에 대해 연구하다가 암흑물질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츠비키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던 시기에 너무 일찍 암흑물질을 예견하는 바람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평소 과격한 언행을 일삼아 다른 과학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도 암흑물질에 대한 주장을 무시하는 데 한몫 했다. 이렇게 잊혀가던 암흑물질은 가모브의 제자인 베라 루빈이 이어갔다. 루빈도 레빗, 페인과 같이 보수적인 남자 과학자들 사이에서 편견과 싸웠던 여성 천문학자다. 루빈은 한 은하 안에 있는 별들의 운동에 관심이 있어서 안드로메다 근처 은하에 있는 별과 운동을 관측하다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은하 중심부에 있는 별과 나선팔에 있는 별의 속력이 거의 같았던 것이다. 태양계를 예로 들자면, 태양계의 질량 99%를 가지고 있는 태양이 태양계의 중심이다. 태양 둘레는 도는 행성들은 태양과의 거리에 따라 속력이 달라진다. 태양 가장 가까이에 있는 수성은 태양의 중력을 가장 강하게 느끼고, 태양에 빨리 들어가지 않기 위해 빠른 속력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태양과 가장 먼 해왕성은 태양의 중력이 약하게 작용하기에 천천히 돈다. 중력이 약하기에 천천히 돌아도 태양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은하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은하의 질량은 은하의 중심에 있는 팽대부가 대부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중심부 가까이에 있는 별들은 빠른 속력으로 공전하고 나선팔 부근의 별들은 천천히 돌아야 한다. 하지만 루빈의 관측은 달랐다. 나선팔 부근의 별들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상식과는 너무 달랐다. 이 속력대로라면 나선팔의 별들은 은하에서 튕겨나가야 한다. 하지만 어째서 나선팔에서 벗어나지 않고 공전하고 있는 것인지 그것을 알아내야 했다. 루빈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물질이 구름처럼 은하를 둥글게 둘러싸고 있어서 우리가 알던 것보다 은하는 훨씬 더 무겁다고 결론지었다. 그래서 묵직한 질량이 만들어 내는 중력을 견디면서 별들이 빨려 들어가지 않으려면 나선팔의 별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빨리 돌아야 한다. 별들의 운동에 영향을 주는 그 물질은 빛을 흡수하거나 내놓지 않고, 반사도 하지 않기에 암흑물질이라고 불렀다. 암흑물질은 오로지 중력으로 자신의 존재를 나타낸다. 츠비키가 말하던 암흑물질을 1969년 루빈이 다시 세상으로 불러낸 것이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찍은 사진 중에도 암흑물질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사진은 아기 은하들 사이에 둥근 자국들이 찍혀 있었는데, 천문학자들은 이 사진이 중력렌즈 때문에 생긴 것이라 말했다. 어떤 은하와 지구 사이에 커다란 은하단이 있다고 가정해 보면, 은하단 전체가 가진 중력이 렌즈 구실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아기 은하들에서 나오는 빛은 커다란 은하단 근처를 지나갈 때 휘어져 고깔 모양의 빛다발을 이루며 지구로 온다. 고깔의 꼭짓점에 해당하는 부분이 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지구에서 보면 이 모습은 은하가 커다란 은하를 중심으로 빙 둘러선 것 같다. 이런 현상을 아인슈타인 고리라고 부른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찍은 아벨 2218 사진은 아인슈타인 고리의 대표적인 예로, 암흑물질이 있다는 또 다른 증거가 되었다. 암흑물질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 과학자들이 공학용 계산기로 열심히 계산한 결과, 암흑물질은 우주에 있는 모든 은하를 합한 것보다 5, 6배나 많았다. 우주에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안 보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인간은 주로 눈의 감각에 의존해 살아간다. 우주를 관찰하는 방법 역시 빛에 의존한 채 눈에 보이는 것 위주로 관찰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주에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이 훨씬 더 많이 있다. 이런 우주에 대해 연구하려면 다른 감각 또한 키워야 한다. 현대 과학의 발전에 따라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것들을 제대로 해석해 내려면 우리들의 생각을 깰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아차릴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빅뱅우주론 옹호론자들은 우주에 있는 물질이건 암흑물질이건 다 반갑지 않았다. 우주가 빅뱅을 거친 뒤 공간을 팽창시키고 오랜 시간이 지나 우리와 같은 지적 생물이 나타나기까지의 과정이 가능해지려면, 우주에는 적당한 물질이 있어야 한다. 너무 많은 것도 적은 것도 아닌 적당한 물질 말이다. 과학자들은 많거나 적지도 않은 적당한 양을 임계밀도라고 한다. 문제가 있다면 빅뱅 이론에 따라 계산한 임계밀도와 지금 우주를 이루고 있는 물질의 밀도가 전혀 안 맞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은하를 모두 모아 질량을 계산했더니 임계밀도의 4%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우주에 물질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는 팽창하는 힘을 이길 수 없게 될 것이고, 끝없이 퍼져나가며 결국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는 말이다. 천문학자들은 암흑물질을 찾자 처음에는 기뻐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질량을 더해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의 예상보다 우주는 더 무겁다는 것이고, 팽창 속도가 점차 줄어 언젠가는 우주가 안정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암흑물질은 모두 끌어모아서 계산해도 임계밀도 26%였다. 그리고 물질과 암흑물질 모두를 합쳐도 겨우 임계밀도의 30%밖에 채우질 못했다. 그렇다면 우주는 계속 팽창하면서 은하들은 더 멀어지고 흩어져서 언젠가는 밤하늘은 깜깜해진 채 별 하나도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안정된 우주를 위해서라도 나머지 70%를 찾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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