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과학22 인플레이션 이론과 만난 빅뱅우주론 미국은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 동안 군수품을 수출해 큰 이득을 보았다. 경제 부흥기에 들어서며 물자가 풍족해졌고, 세계 곳곳의 과학자, 예술가, 사업가가 미국에 진출했다. 살기가 좋아지면서 아이들도 많이 태어났다. 부모들의 든든한 경제적 기반을 배경으로 어렵지 않게 살게 되었고, 또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1945년 이후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 과학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대학 졸업자들도 많아지고 박사 학위가 있어도 대학교수나 연구소의 정직원으로 취직할 수 없는 힘든 과학자 세대들이었다. 그런 과학자 중 하나였던 구스와 타이는 우주의 역사 초기에 있었던 일에 관해 토론했다. 그러다 우주 초기에 있었던 폭발이 지금까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커야 한다는 점을 깨달.. 2024. 7. 24. 대통일이론 물리학계에서는 다양한 소립자를 발견하는데 신경을 쏟고 있었다. 1964년 겔만과 츠바이크는 양성자나 중성자를 이루는 더 작은 입자가 있을 것이라고 각자 주장했다. 그때까지 사람들은 양성자, 중성자, 전자가 물질을 우리는 기본 입자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이 실험으로 증명될 때까지 믿을 수 없었다. 그러다 1968년 스탠퍼드 선형 입자가속기에서 이들이 주장하는 입자가 발견되었다. 중성자가 쪼개진 것이다. 이 입자를 쿼크라 불렀고, 이때 발견된 것은 업 쿼크와 다운 쿼크다. 겔만은 쿼크는 반드시 대칭을 이루는 쿼크가 있다고 주장했다. 업 쿼크와 다운 쿼크가 대칭 관계에 있으니 처음 보는 쿼크를 찾게 된다면 반드시 그와 대칭을 이루는 쿼크가 있으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따라 물리학자들은 쿼크를.. 2024. 7. 24. 우주배경복사의 발견 우주배경복사, 우주 초기의 빛을 찾은 사람은 벨연구소 연구원인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이다. 이들은 전파천문학으로 빅뱅우주론의 가장 강력한 증거를 찾아내게 된다. 펜지어스와 윌슨은 벨연구소의 안테나로 기본적인 통신 잡음을 없애는 일을 하고 있었다. 전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어느 곳에서도 나올 수 있다. 도시에서 나오는 잡음이나 천둥, 번개도 전파잡음이다. 라디오를 들을 때 들리는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잡음이다. 방송국과 라디오 사이의 거리에 따라서 잡음은 크게 들리기도 하고 적게 들리기도 한다. 거리가 멀수록 잡음은 더 크게 들린다. 그렇다면 우주에서 오는 신호는 어떨까. 우주에서 오는 신호는 매우 미약하기에 잡음이 크면 그 속에 묻혀 전혀 알아볼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잡음을 파악하는 것이 .. 2024. 7. 23. 정상우주론자가 찾은 빅뱅우주론의 증거 골드의 말대로 라일이 찾은 시그너스 A가 우리은하 밖에 있는 외부 은하이며 가시광선은 적게 내고 전파를 많이 내는 전파은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골드에게 졌다고 생각한 라일은 골드가 주장하는 정상우주론을 무너뜨리고 빅뱅우주론자들을 돕는 관측을 하기로 결심했다. 본인 역시 정상우주론자임에도 말이다. 과학자들의 경쟁으로 인해 과학이 발전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이러한 라일의 행동 역시 비생산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빅뱅우주론과 정상우주론은 서로 은하를 다르게 보았다. 빅뱅우주론은 우주의 역사 초기에 은하들이 생겼다고 여긴다. 우주 초기에 생긴 은하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우주 팽창에 따라 우주의 끝으로 밀려난다. 멀리 떨어진 은하에서 오는 빛은 멀리 있는 것이고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우주의 끝에.. 2024. 7. 19. 전파천문학의 시작 미국전신전화회사는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전화 특허를 산 후 미국 전역을 엮는 통신망을 구축했다. 사업을 확장하며 서부의 뉴저지에 산학합동 연구소인 벨연구소를 세웠다. 이 연구소의 주력인 통신 외에도 순수과학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이 연구소 출신 노벨상 수상자가 13명이나 될 정도로 말이다. 1928년 벨연구소는 미국과 유럽을 이을 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 요금이 비싼 만큼 돈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이어가기 위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했다. 하지만 대서양을 오가는 전화 통신에서는 끊임없이 잡음이 들렸다. 통신 역시 전파이기에 잡음도 전파다. 원하지 않게 끼어드는 전파들을 찾아내야 통신이 질이 나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 회사는 벨연구소 과학자들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 2024. 7. 19. 탄소가 만들어지는 과정 1950년대에는 우주가 한순간의 폭발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빅뱅우주론과 우주가 팽창하고 있지만 비어있는 곳에 물질이 생겨나서 과거에나 현재, 미래에도 변함없을 것이라는 정상우주론이 대립하고 있었다. 우주가 엄청나게 크고 자꾸 팽창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주보다는 현실에 관심을 둘 뿐이었다. 두 우주론에 부족한 것이 있다면 모두 완벽한 관측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것과 무거운 원소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설명하지 못한 것이다. 앨퍼와 하먼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다 우주배경복사가 있을 것이라 예견하고는 천문학계를 떠났다. 아직 우주배경복사를 찾았다는 사람은 없었고, 빅뱅은 수소와 헬륨을 만드는 이론을 완성했을 뿐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를 만들지 못했다. 정상우주론자인 호일도 외부은하 사이의 빈 .. 2024. 7. 18. 변하는 우주의 크기와 우주의 나이 발터 바데는 독일 출신이라 미국 정부로부터 공산당으로 의심받아 밤에는 외출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과학자들은 모두 원자폭탄 제조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동원되었고 윌슨산의 후커 망원경을 사용하는 이가 없었다. 전쟁 때문에 등화관제를 하는 바람에 밤하늘은 깜깜했고, 관측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었다. 바데는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해 윌슨산에서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바데는 안드로메다은하를 면밀히 관찰했다. 안드로메다는 우리은하와 가장 가까운 은하로 온전한 나선은하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밝은 은하다. 바데는 은하 중심부에 모여 있는 별들과 은하 가장자리 나선팔 부근에 있는 별들은 서로 다른 특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안드로메다의 나선팔 부근에 있는 별들은 밝고 푸른 것이 많고.. 2024. 7. 17. 빅뱅 우주론과 정상 우주론 팽창하는 우주를 주장했던 과학자들은 사람들의 무관심과 과학자들의 공격에 그 힘을 잃고 말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영국의 프레드 호일을 필두로 한 과학자들은 우주는 팽창하지 않는다는 정상우주론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르메트르의 우주 모형을 싫어했던 호일은 영화를 보며 얻은 영감을 우주 모형으로 만들었다. 이를 정상우주론이라고 하는데, 우주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서 같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외부은하들이 멀어져 가기 때문에 빈 공간이 늘어난다는 허블의 관측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의 주장과 관측 결과가 맞으려면 빈 공간에서 물질이 생겨야 한다. 1949년 호일은 100억㎤당 1년에 수소 원자 1개가 생기면 현재 우주의 상태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가모브 팀.. 2024. 7. 17. 우주배경복사의 기초 이론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관측에 더해 가모브와 앨퍼의 '알파-베타-감마' 논문은 움직이는 우주론에 대한 주장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아직 회의적이었다. 우주가 폭발로 생겨났고, 5분 안에 모든 물질이 만들어지고 지금까지도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선뜻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신문에는 비웃음이 가득한 논평이 실리고, 그들이 관측값에 끼워 맞춰 계산했다고 비난했다. 가모브와 앨퍼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비난에도 원시핵이 폭발해 우주가 생겼다는 르메트르의 우주 모형에 확실한 물리적 증거가 된 건 사실이다. 앨퍼는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를 만드는 방법을 빨리 알아내야만 했다. 그래야 가모브와 베테에게 돌려진 자신이 공을 찾아올.. 2024. 7. 12. 우주의 첫 순간, 가모브와 앨퍼 태양은 수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소가 핵융합을 일으켜 헬륨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읽어버린 질량이 빛과 열이 되어 나오기 때문에 불타고 있다. 밤하늘에 보이는 수많은 별도 태양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우주는 거의 수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수소는 우주의 시작과 함께 생겨났을 것이다. 그 이후 수소가 뭉쳐 헬륨이 되고 핵융합을 통해 더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그때까지 우리가 아는 것은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한스 베테가 태양 속의 수소가 헬륨으로 변하는 과정에 대해 파고들면서 두 가지 과정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첫 번째는 수소와 중수소가 등장한다. 중수소는 보통 수소에 중성자 하나가 더 들어있는 무거운 수소를 말하는데, 1932년 중성자가 발견된 덕에 질량이 다른 두 종류의 수소에 대해 .. 2024. 7. 11. 이전 1 2 3 다음